postedAug 10, 2015

[동아일보] 네팔 오지에 '희망 베이스캠프' 차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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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오지에 ‘희망 베이스캠프’ 차리다

김도형 기자

입력 2015-08-10 03:00:00 수정 2015-08-10 03:00:00

나마스떼코리아 봉사단 19명… 해발 2000m 마을서 교육-의료활동
파출소 개조해 보건소-기술학원 조성



‘나마스떼코리아’ 봉사단의 의료팀을 이끈 김종화 한국불교연구원 이사장이 감기를 앓고 난 뒤로 소리가 잘 안 들린다는 프라밀라 비카양을 진료하고 있다. 담푸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거짓말처럼 비가 그쳤다. 우기라 매일같이 구름에 가려 있던 안나푸르나와 마차푸차레의 하얀 봉우리가 살짝 모습을 드러냈다. 마침 시작된 네팔 학생들의 공연을 산들도 반기는 듯했다.

2일 오전(현지 시간) 네팔 담푸스 지역의 시리 프리티비 나라얀 학교 운동장. 지난달 27일부터 이날까지 학교에서 의료와 교육 봉사를 펼친 ‘나마스떼코리아’ 봉사단에 고마움을 전하기 위한 학생들의 공연이 펼쳐졌다. 히말라야 아래 예쁜 새들처럼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내용의 노랫말에 맞춰 춤을 춘 8학년 아니샤 비카 양(12)은 “내년에도 이렇게 네팔을 찾아 주면 좋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행정자치부 등의 후원으로 ‘네팔 담푸스 희망 심기’에 나선 봉사단 19명이 찾은 담푸스는 네팔 중부 카스키 주의 작은 마을이다. 해발 2000m 근처에 3500명가량이 흩어져 산다. 일부 주민은 식당이나 숙박업을 하지만 대부분은 계단식 논에서 벼농사를 짓고 텃밭에서 옥수수와 감자 등을 재배한다. 전기와 수도가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집이 많다.

한국불교연구원 산하 의료봉사단체 무량감로회 소속으로 봉사단에 합류한 이비인후과 의사 김종화 한국불교연구원 이사장(71)과 약사 안기순 씨(61), 퇴직 간호사 강영자 씨(62)는 일주일간 250명이 넘는 환자를 진료했다. 무릎을 다친 니르마야 에운 씨(51·여)는 “다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치료할 방법이 없어 참고만 있었는데 약을 줘서 고맙다”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김 이사장은 “간단한 약품 처방만으로도 나을 수 있는 상처인데 아무런 약도 쓰지 못해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며 안타까워했다.

봉사단의 중·고교생 5명이 교사로 나서서 8, 9학년 학생을 가르치는 수업도 일주일간 함께 진행됐다. 하도겸 봉사단장(46)은 “카트만두와 포카라 같은 주요 도시보다 여건이 열악해 봉사단도 힘들지만 도움이 간절한 곳은 오히려 이런 마을”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봉사단이 머무는 시간은 1년 중 일주일에 불과하다. 그래서 이번 방문에서는 마을을 위한 ‘희망센터’를 세우는 작업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우선 현지에서 간호사를 채용해 순회 진료를 이어 가면서 파출소로 쓰이던 건물을 개조해 보건소로 운영하고 봉제 제빵 미용 기술 등을 가르칠 계획이다. 김세억 유앤비코퍼레이션 대표(63)는 “맨발로 다니면서도 해맑게 웃는 네팔 아이들을 보니 과거의 우리와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공부하고 기술을 익힐 수 있는 ‘베이스캠프’ 같은 곳으로 만들어 스스로 일어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담푸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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