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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Jun 26, 2014

오래된 미래① 스리나가르 달호수의 노젓는 사람들(2014년 인도 라닥 사전답사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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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입력 2014.06.21 07:03
 

[하도겸 칼럼]오래된 미래① 스리나가르 달호수의 노젓는 사람들



【서울=뉴시스】하도겸 박사의 ‘히말라야이야기’ <47>

인도 북서부 히말라야 지역인 잠무-카슈미르주의 주도(州都)인 스리나가르에서 지난 17일 ‘미스터 카슈미르’를 뽑는 보디빌딩 대회가 열렸다. 이곳의 이름이 와전된 발음인 모직물 캐시미어는 이곳이 예전부터 유목민의 요람이었음을 알려준다. 카슈미르의 유목민들은 일 년에 한 번씩 양과 염소 등 가축 떼를 이끌고 해발 4000m의 피르판잘 고개를 넘어 스리나가르를 오간다. 최고의 염소 가슴 털 등으로 만든 천을 파시미나(pashmina)라고 한다.

봄이 왔음을 알려주는 신호인 아몬드 꽃이 아름다운 카슈미르 지역은 이제는 핵무기 보유 국가들인 인도와 파키스탄이 1947년 분리된 이후 힌두교도와 이슬람교도 간 종교 갈등으로 인한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5월 12월에도 스리나가르 남서쪽 약 185km 떨어진 푼치 지역 크리슈나 가티에서는 총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심지어 6월부터 9월까지만 열리는 마날리에서 스리나가르로 가는 길목 등은 차량 폭탄테러가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4월에는 분리주의 단체인 히즈불 무자헤딘 소속 대원 2명이 스리나가르 남부 풀와나 지구에서 총선투표를 방해하기 위해 총격을 벌여 3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아몬드, 호두, 사과 수확으로 바쁜 2012년 9월 반미시위를 촉발한 예언자 무함마드를 욕보였다는 평을 듣는 반이슬람 영화 ‘모슬렘의 순진함(Innocence of Muslims)’에 대한 분노가 이슬람 국가가 아닌 지역에서 제일 먼저 일어난 곳도 바로 여기 스리나가르였다. 

최근 인도 총선에서 승리한 제1야당이었던 인도국민당(BJP)은 힌두 민족주의를 고양하기 위해 힌두신 ‘람’ 출신지로 알려진 북부 아요디아에 ‘람’사원을 짓겠다고 밝혔다. 1992년 람 출신지에 있던 이슬람 사원을 힌두들이 파괴할 당시의 충돌로 2000여 명이 숨진 것은 매우 유명하다. 12억 인구 중 80%를 차지하는 많은 힌두는 힌두 람 사원이 들어서길 희망하지만, 13% 정도의 모슬렘들은 반대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고고학 조사를 통해서 13세기경의 이슬람의 인도 침입 이전 문화층(지층)에서 힌두사원의 유구(유적의 흔적)가 발견돼 전 힌두교도가 열광했다. 하지만 얼마 안 가 그 밑에서 불교유적이 발견되자 양측이 매우 당황해서 서둘러 땅을 덮었다는 후문이 들린 적이 있다. 11세기까지만 해도 불교 사원이었던 곳이 힌두사원으로, 그리고 이슬람 사원으로 바뀐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닐 것이다.

중국과 국경지이기도 한 카슈미르 지역의 불교는 4차 결집과 쿠샨 왕조의 카니슈카 왕, 그리고 대승불교의 이념을 제공한 아슈바고샤(마명), 나가르주나(용수), 바수반두(세친) 등을 빼놓고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그러나 일찍부터 고행자들의 낙원으로 알려져 천상계곡(天上溪谷)으로 불리는 카슈미르의 스리나가르에서 활동한 이들의 흔적은 모스크로 변한 이슬람 사원에 묻혀 찾기 어렵다. 2010년 3월 영국 BBC 방송에서 보도된 적이 있는 스리나가르 시내 로자 발(Rozabal)의 골목에 있는 예수님의 무덤은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사망한 뒤, 부활해 이곳에서 ‘여생’을 보냈으며 서기 80년경에 있었던 불경 4차 결집에 참석했다는 설에 침묵하고 있을 뿐이다. 예수가 12세부터 30세가 될 때까지 복음서에 등장하지 않는 ‘사라진 시기(the missing years)’에 수행했다던 라닥의 주도인 레의 ‘해미스’ 곰파도 여기서 그리 멀지 않다.

카슈미르는 한반도의 크기와 비슷한 22만여㎢ 넓이의 땅에 1300여만 명이 사는 산악 지대다. 1846년 당시 지배세력이었던 22%의 힌두교도인 왕이 동인도회사로부터 관할권을 매입해 카슈미르를 지배했다. 파키스탄을 건국한 무하마드 알리 진나가 이끄는 모슬렘연맹을 거부하고 카슈미르 왕국은 인도에의 편입을 결정했다. 이런 역사적인 사실에도 인도국민당은 인도 편입을 원한 북부 카슈미르 지역에 당시 국민회의당 정부가 부여한 특별자치권을 철회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한다. 잠무-카슈미르는 인도의 29개 주 가운데 유일하게 모슬렘이 다수인 곳이다. 인도 헌법 제370조에도 전적으로 보장된 카슈미르의 자치권 철회에 잠무-카슈미르 주 정부를 맡은민족회의당(NC)과 국민민주당(PDP)의 반발은 물론이다. 2010년에도 인도 정부가 반정부 시위로 석 달 동안 최소 70명이 숨진 ‘피의 여름’이라는 유혈사태가 발생한 이곳에 수천 명의 군대를 파견하고 무기한 통행금지령을 내렸던 적도 있어 이런 사태가 재연될까 두렵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하우스보트(HB)로 유명한 관광지 달 호수(Dal Lake)를 보기 위해 스리나가르로 향하는 외국인들은 촬영금지를 비롯해 삼엄한 공항의 검사를 거쳐야 한다. 이런 분위기에도 작년 9월 파르시(인도로 이주한 페르시아계인) 소수민족 출신의 세계적인 지휘자 주빈 메타가 “일평생 이 순간만을 꿈꾸고 기다려왔다”며 스리나가르의 호숫가에서 ‘카슈미르를 향한 연정’(Feelings for Kashmir)이라는 평화 음악회를 열어 세계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 물론 이때도 한 온건 분리단체는 1991년 걸프전 당시 포화가 쏟아지는 이스라엘에서 2008년에는 뉴욕필과 함께 평양 무대에도 올랐던 메타의 공연장에서 불과 10여 ㎞ 떨어진 장소에서 카슈미르 전통음악으로 꾸며진 저항 음악회를 열기도 했다. 2012년 7월 14일에 달라이 라마는 1000명이 넘는 티베트계 모슬렘들인 카체의 환영을 받으며 스리나가르에 있는 티베트인 공립학교를 방문해 “우리는 종교가 다를지라도 모두 티베트인으로서 하나이며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다시 볼 수 있어 매우 행복하다”고 밝혔던 그곳이기도 하다. 

연꽃과 연잎이 무성한 달 호수는 길이 8㎞, 폭 5㎞의 크기다. 가운데에는 수상정원이라고 부르는 수초로 형성된 떠 있는 작은 섬들 위를 독수리들이 날아가고 있다. ‘동양의 베니스’라 불리는 수상도시의 작은 배 시카라의 노 젖는 사람을 비롯해서 매일 새벽 수상시장이 열리며 호수를 생활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잘 볼 수 있다. 영국식민지 당시 인기 휴양지였던 이곳에 영국인들이 숙박용으로 사용하다 남은 보트가 유래가 된 스리나가르의 상징물인 하우스보트가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순간 포착의 세계적인 사진예술가 앙리 카르티에-브레송(1908~2004)이 1948년에 찍은 사진 ‘내면적 공감’에서 선보여지는 ‘스리나가르, 카슈미르’는 스리나가르의 호수가 언덕에서 히말라야 산맥 너머의 태양을 향해 기도하고 있는 맨발의 모슬렘 여자들의 뒷모습을 담았다. 힌두교-이슬람교 종교분쟁으로 카슈미르 귀속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의 시대에서도 경건한 의식을 올리는 권력과 동떨어진 여성들의 일상적 신앙생활의 모습을 순간적으로 포착했다.

1988년 스리나가르 분쟁 이후 관광객이 급감해 쇠퇴하는 모습이 역력한 이곳은 우리나라 외교부에서 긴급용무가 아닌 한 귀국하거나 될 수 있으면 취소 또는 연기해야 하는 3단계 여행제한구역이다. 유럽과 일본인들이 사라진 그 자리에는 매년 3만 명이 광견병으로 사망하는 세계 최대의 광견병 국가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잇따른 테러와 무력 충돌로 치안 불안이 고조되면서 관광산업은 빈사 상태에 빠지고 경제는 피폐해져 청년 실업은 위험수위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언어학자이자 사회운동가인 헬레나 호지 여사가 라다크를 다룬 책 ‘오래된 미래-라다크로부터 배운다’의 라닥 지역의 지정학적이면서도 종교적이고 자연 환경적인 위치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5월 말부터 11월까지 통행이 가능한 스리나가르-레(434㎞) 구간의 위험한 산 비탈길을 들러야만 한다. 길은 점점 라다크로 갈수록 회색빛으로 변해간다. 스리나가르의 초록색 풍선은 안 보인 지 오래다.

※ 이 글은 NGO 나마스떼코리아(www.namastekorea.org) 2014년 인도 라닥 꿈과 희망 심기 프로젝트의 사전답사 결과의 일부다. 

hadogyeo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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